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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도서 리뷰 '사는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욕망과 권태 사이에서 당신을 구할 철학 수업

by 친절한블린이 2024.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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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박찬국

쇼펜하우어는 염세주의로 유명한 철학자다. 쇼펜하우어는 우리 인간을 구제 불능일 정도로 이기적인 탐욕에 사로잡힌 존재로 보며, 세계 역시 뭇 생명이 생존을 위해서 치열하게 투쟁하는 장소로 그리고 있다. 동서양 철학을 막론하고 쇼펜하우어만큼 우리 인생과 세계의 어두운 면을 철저하게 폭로한 철학자는 없었다. 쇼펜하우어의 이러한 폭로에 극단적인 면이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인생과 세계의 허망함과 추악함. 그리고 비극성에 대한 쇼펜하우어의 예리한 통찰에는 누구나 경탄을 금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떤 일이 우리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우리는 고통을 느낀다. 대학입시에 떨어졌을 때, 취업이 뜻대로 안 될 때, 사업에 실패했을 때, 사랑하는 이성이 자신의 사랑을 받아 주지 않을 때 우리는 괴롭다. 이런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다 보면 우리는 산다는 것 자체를 고통이라고 느끼게 된다. 그러나 쇼펜하우어는 설령 모든 일이 뜻대로 이루어져도 인생은 고통이라고 하였다. 평범한 사람들이 충족되지 않는 욕망에 시달린다면, 넘쳐 나는 부 때문에 아무런 걱정도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은 권태에 시달린다. 따라서 쇼펜하우어는 우리가 다른 사람을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사람들의 삶을 잘 들여다보면, 누구에게나 사는 건 고통이기 때문이다. 그는 왜 삶이 고통이고, 고통에서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는지를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우리가 귀를 기울일 만한 소중한 통찰을 제시했다. 이것이 바로 ‘사는 게 고통’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쇼펜하우어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쇼펜하우어가 보는 세계는 이성과 자비보다는 욕망이 들끓고,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개체들이 자신들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투쟁하는 곳이다. 쇼펜하우어가 세계를 이렇게 볼 때 실마리로 삼은 것은 무엇보다도 인간과 인간들의 세계였다. 서양의 전통 철학은 인간을 이성적 동물이라고 정의해 왔다. 쇼펜하우어는 이러한 정의에 반기를 들면서 인간을 욕망의 존재로 보았다. 인간에게는 다양한 욕망이 존재한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 유명해져서 사람들로부터 우러름을 받고 싶다는 욕망,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 자식을 낳고 싶은 욕망, 자녀의 성공을 바라는 욕망, 건강하게 살다가 자는 듯 죽으면 좋겠다는 욕망, 한순간도 따분함을 느끼지 않고 재밌게 하루를 보내고 싶다는 욕망 등등. 이렇게 다양한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온갖 노고를 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만족할 줄 모른다.인간의 욕망은 아무리 채워도 채울 수 없는 밑 빠진 독과 같다. 한 가지 욕망이 충족되어도, 만족을 얻지 못하는 욕망은 열 가지나 된다. 재물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혀 있을 때 1억 원을 갖든 10억 원을 갖든, 우리는 만족할 줄 모르고 더 많은 돈을 원한다. 아무리 많이 가져도 우리는 항상 부족하며 결핍감으로 인해 고통을 느낀다.

 

이렇게 행복보다는 고통을 강하게 의식하기 때문에, 우리는 행복해지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고통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가능한 한 제거하려고 애써야 한다. 행복한 인생이란 고통이 없어 견딜 만한 인생이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알려면, 그 사람이 무슨 일로 행복한지를 묻기보다는 무슨 일로 힘들어하는지를 물어야 한다. 이는 사소한 일로 인해 힘들어하는 사람은, 사실은 다른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힘들어하는 일이 사소할수록 행복한 사람이다.이런 의미에서 현명한 사람은 강렬한 쾌락보다는 차라리 고통이 없기를 바란다. 쾌락은 욕망의 충족과 함께 사라지는 찰나적인 것에 불과하지만 그것을 누리는 대가로 치르는 고통은 오랫동안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은 인간만이 가지는 인식 능력으로 인해서 항상 남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고통을 자초한다. 다른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타인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다’라는 말처럼 타인의 불행을 보면서 자신이 행복한 처지에 있음을 다행으로 여긴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은 한이 없다. 따라서 우리는 보통 자신보다 못한 처지에 있는 사람을 보면서 만족하기보다는 자신보다 더 나은 처지에 있는 사람을 보면서 배 아파한다. ‘자신보다 못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고 감사하라’는 말을 자주 듣지만, 이 말도 실행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할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고통이 없는것이 행복이라는 쇼펜하우어의 말을 되새기며 소중한 시간들을 흘려보내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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